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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 사례 2편. 덧글 0 | 조회 104 | 2019-02-18 14:02:32
관리자  

심리치료일기 2편

순탄치 않은 대학생활과 결국 폭주 그리고
심리치료 시작

2012년 어렵게 들어간 대학이었지만 여전히 대학에 대한 환멸, 과거에 대한 피해의식, 부모님에 대한 증오와 원망, 미래에 대한 과도한 낭만적 상상, 대인관계 공포 등으로 대학 생활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결국 못 견딘 나머지 한학기만에 휴학을 했습니다. 원래는 자퇴하겠다고 하였으나 아버지가 만류하고 제가 봐도 자퇴는 너무 극단적인 선택 같아 1년 휴학으로 타협했습니다.

1년 휴학 내내에도 사람과의 교제는 일체 없었고 매일 매일 도서관 내부를 해매며 이 책 저 책을 끄집어보며 미래의 위인, 영웅이 된 나를 상상하며 불타올랐습니다.

고교때는 명문대 간다는 환상이 천재가 되겠다는 환상으로 비약한 것이고 위인전에서 제가 나오는 모습, 사람들이 저를 존경하는 달콤한 낭만에 푹 빠져 지냈습니다. 무언가가 되지 않은 저 자신은 결코 받아들일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암울했습니다.

여전히 부모님을 증오했고 거의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가끔 누군가와 친해지더라도 얼마 못가서 크게 싸우고 상실감에 젖어지내는 순간이 반복되었습니다.

대학 자체에도 애착이 없었기에, 수능을 봐서 새로운 대학을 가겠다는 도전도 해보았고, 공무원 인강 신청, 작가 지망생 커뮤니티 등에 가입하여 갖가지 시도를 해보았지만 전부 다 한달도 안되어 식어버리고 포기해버렸습니다.

대학에 애착을 갖지 못한데엔, 제가 간절히 원해왔던 심리학과에 대한 갈망, 그리고 전공이 저와 맞을거라는 확신도 없음. 대학 이면에 느껴지는 부모님과 심리상담가의 강압에 대한 분노 등이었습니다.

그러나 뭔가 이루고 싶다는 갈망은 정말로 간절했고 때문에 진로에 대한 엄청난 고민속에서 갈등하며 지냈습니다. 가 단지 심리적인 고통만 겪었다면 그나마 다행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진짜 큰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인지적 왜곡과 부조화가 엄청나게 진행되어 있던 상태였던 것입니다.

제 나이는 당시 22살로 대학생이지만 그때의 저는 글자로 된건 하나도 이해할수가 없었습니다.

청소년이 읽는 한국사도 그 뜻을 이해하지 못했고, 책 한쪽 읽는데 20분이 소모될때도 있었으며 고등학교 수학은 해답을 봐도 늘상 갸우뚱했습니다. 게다가 그 교재는 제가 잘 풀었던 교재를 다시 본것임에도, 책 한쪽만 읽어도 갖가지 의문, 뿌리없는 해답, 미래에 대한 과도한 환상이 마구 겹쳐져서 쓰고싶어지는 글이 아마 A4 한쪽 분량은 됐을 것입니다.

그만큼 단어 하나 하나가 저에겐 큰 의문, 수수께끼로 다가왔고 오랜 시간 들여도 진도는 별로 못나갔으며 기억한 내용도 미미했습니다.

그것은 현실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알바를 시작했어도 사장님의 말을 잘 못 알아들어 몇번이나 다시 설명을 요구했고, 한번에 알아듣고 실행하는 다른 알바생들이 신기해보이기만 했습니다.

무엇을 하려해도 제 스스로 하기가 겁이 나서 일일히 사장님께 허락을 구하거나, 한달째 일함에도 처음 일하냐는 손님의 질문을 듣기도 했습니다.

카톡을 주고 받을때도 카톡을 골똘이 생각하느라 바로 답장을 못했고 때로는 전혀 다른 대답을 하거나 오해하여 화를 돋우기도 했습니다.

그 때문에 학교에서도 커다란 지장을 받았습니다. 교수님이 주신 과제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해서 옆 사람에게 물어보거나 아니면 설명을 들었어도 여전히 이해를 못해서 고개를 갸우뚱 했습니다.

교수님 강의도 이해하지 못했고, 청소년 교재도 힘겹게 읽어내는 저에게 전공서적은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때문에 학교 생활은 더 자신감이 없어졌고 알바도 할수 없었으며 자책감과 불안은 심해져서 친한 사람한테 극도로 의존하고 버려지면 원망과 분노로 잠을 이룰수가 없었습니다.

이러한 인지적 왜곡이 일어난건
꼬리가 꼬리를 무는 의문들, 그것에 대한 저 혼자서 즉흥적인 대답 지어내기, 사람한테 인정받기 위해 없는 제 모습을 꾸며내고 거짓말하기. 그로 말미암아 저 스스로 제 생각조차 알수없음, 미래에 대한 과도한 환상으로 현실 도피 등이 원인이었던거 같습니다.

또 며칠 동안은 묘하게도 이 세상 모든것이 다 커보이기만 하여 저는 꼼짝할수가 없어서 소파에 온종일 누워있어야할때도 있었는데

그 심리상태는 이랬습니다.

"내가 대학 홈페이지 클릭을 괜히 잘못해서 감당할수 없는 일이 생기는 바람에 대학을 괜히 한학년 더 다니게 되면 어쩌지?"

"나는 훗날 부동산 거래 같은 어려운걸 할수 있을까? 원룸을 구하는 대학생들은 그 어려운걸 어떻게 하는거지?"

티비에서 불우이웃 프로그램이 나오면 저는 그들에게 냉소적으로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너희는 돈이 없지만 적어도 월세 구할만큼의 지능과 일도 쉽게 해내는 솜씨가 있잖아. 난 좋은 가정에 돈 많아도 애초에 그런 능력이 없어서 아무것도 못해. 그런 능력 있는것만으로도 부럽다."


아무튼 사람들로부터 자주 오해한다는 말을 들었고 반복하는 거짓말과 대인관계의 잇다른 실패, 공부에 대한 이해력 저하, 과도한 환상으로 현실 감각 사라짐에 따라 저는 완전히 존재감이 가라앉았습니다.

훗날 심리치료 받을때도 제 자신을 그려보라는 말씀에 아주 아주 작게 갇혀있던 모습을 그린 기억이 납니다.

그런 와중에 피해의식과 분노는 여전해서 교회에서 칼을 발견하고 제 자신이 근사한 테러리스트가 되는 상상을 하며 칼을 기쁘게 학교 가방에 넣어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독재자가 어린 시절 자기 아버지한테 칼을 던졌다는 글을 보고 매료되기도 했고, 친구한테는 사람이 왜 다른 사람을 죽이지 않는지 이해할수 없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부모님에 대한 원망은 더욱 심해졌고 집에서 가구를 때려부수고는 정신과 폐쇄병동에 3개월 입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상황이 2017년 8월, 제가 27살까지 5년동안 지속되었는데...

급기야 어떤 사건이 터져버렸습니다. 그 사건은 저 자신을 뿌리째 부정하기 시작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세상 모든것이 무의미했고, 다 하찮게 느껴졌습니다. 길을 걸을때도 갑자기 쓰러질까봐 힘을 주며 걷기도 했고 그저 제가 뭔가를 생각할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화가 나는... 모든걸 다 포기해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때는 이대로 가다가 정말 죽을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칼로 찔려도 안아플거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계속 침잠해가는 저를 가만히 놔둘수만은 없다는 의지는 미약하게나마 있었습니다.

마침 제가 가입한 커뮤니티 회원분께서 심리상담소를 연결하는 일도 병행하고 계셨다는걸 알고 있었기에 그분께 간절하게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심리상담 실패경험만 반복했던 저는 심리상담이라는 분야 그 자체에 이미 신뢰를 거의 잃어버렸는데 그래도 혹시 모르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분께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그때는 정말 절박했고 이것이 아니면 전 죽을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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